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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접근성 연구

[접근성연구·외국인] 한국어가 벽이 될 때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몸의 조건'에 따른 접근의 어려움을 다뤄 왔다. 보이지 않거나, 잘 보이지 않거나, 마우스를 쓸 수 없는 사용자. 그런데 같은 화면 앞에서, 신체에는 아무 제약이 없는데도 화면을 읽지 못하는 사용자가 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꾸준히 늘어 왔고, 통계

VViewCheck Insight
·2026.07.19 5분 40
[접근성연구·외국인] 한국어가 벽이 될 때

다국어·외국인 흐름 연구

〈디지털 접근성 연구 050〉 — 이 글은 규정이 아니라 하나의 연구 관점입니다. 인용 수치·기준은 출처와 함께, 미확정 영역은 그렇다고 밝혀 작성합니다.

들어가며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몸의 조건'에 따른 접근의 어려움을 다뤄 왔다. 보이지 않거나, 잘 보이지 않거나, 마우스를 쓸 수 없는 사용자. 그런데 같은 화면 앞에서, 신체에는 아무 제약이 없는데도 화면을 읽지 못하는 사용자가 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꾸준히 늘어 왔고, 통계청·법무부의 관련 통계는 그 규모가 수백만 명대에 이른다고 전한다 — 구체 수치는 집계 시점과 정의(체류 외국인 / 외국인 주민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원문 확인이 안전하다. 유학생, 노동자, 결혼이민자, 그리고 잠시 머무는 방문자까지. 이들에게도 공공 서비스는 똑같이 필요하다. 체류 자격을 확인하고, 세금을 내고, 의료를 이용하고, 자녀의 학교를 알아보는 일.

문제는 그 절차의 상당 부분이 한국어로만 된 화면 위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한국어를 읽지 못하는 사용자에게 한국어 전용 화면은, 시각장애인에게 대체텍스트 없는 이미지가 그런 것처럼, '있지만 닿을 수 없는' 정보가 된다.

이 글은 '외국인 접근성' 또는 '다국어 접근성'이라 부를 수 있는 영역을,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의 관점에서 살핀다. 이것이 좁은 의미의 '장애인 접근성'과 같은 범주인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갈리지만, '언어 때문에 정보에 닿지 못하는 사람'을 줄이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고 보는 관점이 있다.

1. '다국어 지원'이라는 말의 폭

1-1. 언어의 벽은 어디서 생기는가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공공 화면에서 만나는 벽은 한 종류가 아니다. 크게 보면 세 겹이다.

  • 읽기의 벽 — 화면의 글자 자체를 읽을 수 없다(메뉴·안내·버튼·약관)
  • 이해의 벽 — 글자는 번역되어도, 행정 용어·제도가 낯설어 뜻이 닿지 않는다
  • 수행의 벽 — 읽고 이해해도, 본인 인증·서류 양식·결제 단계에서 막힌다

다국어 지원이라고 하면 흔히 첫 번째 벽(번역)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번역된 화면에서도 두 번째·세 번째 벽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 051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번역했다'가 '접근 가능해졌다'와 같지 않다는 점은 이 영역의 핵심 논점이다.

1-2. 누구를 위한 다국어인가

다국어 지원의 대상은 단일하지 않다. 영어권 사용자, 중국어권 사용자, 베트남어·몽골어·러시아어권 사용자 등 국내 거주 외국인의 언어 분포는 넓다. 모든 언어를 동등하게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어떤 언어를 우선할 것인가는 그 서비스의 이용자 구성을 근거로 판단되는 정책적 선택이 된다. 이 글은 특정 언어 우선순위를 단정하지 않는다.

2. 기술이 본 언어 — 화면의 언어를 명시한다는 것

2-1. 화면은 자신이 무슨 언어인지 알려야 한다

웹 접근성 기준에는 언어와 직접 관련된 항목이 있다. WCAG 3.1.1 Language of Page는 웹 페이지의 기본 언어가 프로그램적으로 식별 가능해야 한다고 다룬다. 이것은 화면 최상단에서 <html lang="ko">처럼 그 페이지의 언어를 명시하는 일과 연결된다.

이 명시가 왜 중요한가. 스크린리더는 이 정보를 보고 어떤 발음 규칙으로 읽을지 정한다. 브라우저의 자동 번역 기능도 이 정보를 참고한다. 언어가 명시되지 않으면, 한국어 화면을 영어 발음 규칙으로 읽어 버리는 식의 혼란이 생길 수 있다. WCAG 3.1.2 Language of Parts는 한 페이지 안에 다른 언어의 구절이 섞일 때 그 부분의 언어도 표시할 것을 다룬다.

다만 이 항목들은 '번역을 제공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화면이 자신의 언어를 정직하게 밝히라'는 기술적 토대에 가깝다. 번역 제공 자체는 접근성 기준의 직접 항목이라기보다 정책·서비스 설계의 영역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 이 경계는 기준 버전·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원문 확인이 안전하다.

2-2. 언어 전환은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다국어 화면을 제공하더라도, 사용자가 그 전환 버튼을 찾지 못하면 없는 것과 같다. 언어 선택(language switch)이 화면의 일관된 위치에 있고, 한국어를 모르는 사용자도 알아볼 수 있는 형태(언어명을 그 언어 자체로 표기: English, 中文, Tiếng Việt 등)인지가 자주 지적되는 지점이다. 'EN'이라는 약자나 국기 아이콘만으로는 어떤 언어인지 모호할 수 있다는 관찰도 있다.

언어와 직접 닿는 기술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 무엇을 다루나 닿는 곳
3.1.1 Language of Page 페이지 기본 언어 식별 가능 <html lang="ko">
3.1.2 Language of Parts 섞인 외국어 구절의 언어 표시 인용·외래어 블록
언어 전환(서비스 영역) 전환 버튼의 위치·표기 일관된 위치, 그 언어로 표기

(인용) 위 항목 번호는 WCAG 2.1을 정리한 것으로, 적용 범위와 '번역 제공이 기준 항목인가'의 경계는 버전·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확한 적용은 원문 확인이 안전하다.

3. 자동 번역에 기대는 흐름 — 그 빈틈

3-1. 사용자는 이미 번역기를 켜고 있다

공식 다국어 지원이 없는 화면 앞에서, 한국어를 모르는 사용자는 손을 놓지 않는다. 브라우저의 자동 번역, 휴대폰의 번역 앱, 사진을 찍어 번역하는 기능을 동원한다. 이 도구들은 놀랍게 발전했지만, 공공 화면의 흐름에서는 빈틈이 드러난다.

  • 이미지 속 글자 — 안내문·버튼이 이미지로 들어가 있으면 자동 번역이 닿지 못한다
  • 동적으로 바뀌는 화면 — 번역이 적용되기 전에 화면이 갱신되면 번역이 풀린다
  • 행정 용어의 오역 — '갱신', '소득공제', '체류 자격' 같은 용어가 엉뚱하게 번역되면 절차 자체를 오해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교차점이 보인다. 자동 번역이 잘 닿으려면, 글자가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텍스트여야 하고(대체텍스트 연구와 같은 결), 화면 언어가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3.1.1). 즉 다른 접근성 기본기가 잘 갖춰진 화면일수록 자동 번역도 잘 작동한다. 접근성의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3-2. '번역되었으니 됐다'의 함정

자동 번역에 전적으로 기대는 운영은,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와 외부 번역 엔진에 떠넘기는 결과가 되기 쉽다. 특히 권리·의무·기한이 걸린 행정 안내에서, 오역으로 인한 불이익은 사용자가 떠안게 된다. 이 지점에서 '공식 다국어 안내'의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모든 콘텐츠를 사람이 번역·검수하는 일은 비용과 시간의 문제를 동반한다. 무엇을 우선 번역할 것인가(예: 자주 쓰는 핵심 절차, 권리에 직결된 안내)라는 선택이 다시 등장한다.

자동 번역이 자주 풀리는 자리를 관찰로 묶으면 다음과 같다.

빈틈이 생기는 자리 무엇이 일어나나 닿는 기본기
이미지 속 글자 번역이 글자를 못 읽음 텍스트로 둔다(대체텍스트의 결)
동적으로 갱신되는 화면 적용된 번역이 풀린다 화면 언어 명시·구조
행정 용어의 오역 절차 자체를 오해한다 공식 검수 안내

(관찰) 위 정리는 자동 번역에 기댄 흐름에서 되풀이되어 보이는 패턴을 모은 것으로, 측정값이 아니라 경험적 관찰이다. 같은 화면이라도 번역 엔진·시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4. 디지털 포용의 관점에서

4-1. 언어는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언어 접근성은 흔히 '소수 외국인'을 위한 부가 기능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관점을 넓히면, 쉬운 언어로 쓰인 안내는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용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어려운 행정 용어 대신 쉬운 표현을 쓰는 노력(plain language)은, 고령 사용자·저학력 사용자·인지적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에게도 함께 닿는다. 다국어 연구가 '쉬운 언어' 연구와 만나는 지점이다.

4-2. 어디까지가 접근성인가 — 열린 논점

'한국어를 모르는 사용자'를 접근성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는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 좁게 보면 접근성은 장애를 전제로 한 개념이고, 언어는 별개의 문제로 분류되기도 한다. 넓게 보면, '특정 집단이 정보에 닿지 못하게 만드는 장벽을 줄인다'는 디지털 포용의 큰 틀 안에서 둘은 한 가족이다. 이 글은 후자의 관점을 택하되, 이것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이 영역을 '소수의 부가 기능'으로 볼 때와 '포용의 틀'로 볼 때, 무엇이 닿는 범위가 달라지는지 관점으로 비교해 본다.

보는 틀 대상으로 떠올리는 사람 함께 닿는 사람
부가 기능 외국인 소수 (대체로 외국인에 한정)
디지털 포용 언어 장벽을 겪는 모두 고령·저학력·인지적 어려움
쉬운 언어(plain language) 행정 용어에 막히는 사람 모국어 사용자까지

(관점) 위 비교는 같은 노력을 어떤 틀로 보느냐의 차이를 정리한 것으로, 어느 분류가 옳다는 단정이 아니다. 어디까지를 접근성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갈린다.

5. 반론·한계와 ViewCheck 관점

5-1. 가능한 반론과 우리가 인정하는 한계

'언어를 접근성으로 보자'는 관점에는 여러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그 지적을 부정하지 않고, 한계를 먼저 적어 둔다.

가능한 반론 우리의 한계 인정 보완하는 태도
언어는 장애 접근성과 다른 범주다 분류상 둘을 묶지 않는 견해도 있다 '정보 장벽을 줄인다'는 공통점에 무게를 둔다
모든 언어를 다 지원할 수 없다 자원의 한계는 실재한다 이용자 구성에 따른 우선순위를 함께 본다
자동 번역으로 충분하지 않냐 권리·기한 안내의 오역 위험이 남는다 핵심 절차는 공식 검수를 권한다

(관점) 위 반론은 이 영역의 논점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기관의 평가가 아니다. 한계를 먼저 인정하는 편이 결론을 과신하지 않게 한다.

5-2. ViewCheck는 어디까지 보는가 — 사람과 도구의 분담

자동 점검은 화면 언어 명시 같은 기술 신호를 빠르게 훑을 수 있지만, '번역이 뜻을 제대로 전하는가'는 결국 사람이 읽어 봐야 드러난다.

점검 항목 자동 점검이 보는 것 사람이 봐야 하는 것
화면 언어 명시 <html lang> 선언 유무 선언과 실제 언어가 맞는지
언어 전환 전환 요소·링크 존재 누구나 찾고 알아보는 표기인지
번역 품질 텍스트가 번역 가능한 형태인지 행정 용어의 뜻이 바르게 전달되는지

(관점) 표의 구분은 도구와 사람의 역할 차이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제품의 성능 수치가 아니다. 자동 점검 결과는 사람 검수를 줄이는 근거가 아니라, 어디를 사람이 더 봐야 하는지 가리키는 출발점에 가깝다.

한 장 요약

구분 내용 비고
언어의 세 겹 벽 읽기 · 이해 · 수행 번역은 첫 벽만 다룸
화면 언어 명시 <html lang="…"> (WCAG 3.1.1) 스크린리더·자동번역의 토대
부분 언어 표시 섞인 외국어 구절 표시 (3.1.2) 발음·번역 정확도
언어 전환 일관된 위치, 그 언어 자체로 표기 'EN'·국기만으로는 모호 가능
자동 번역의 빈틈 이미지 글자·동적 화면·용어 오역 기본기 갖출수록 번역도 잘 됨
디지털 포용 쉬운 언어는 모두에게 닿음 다국어 ↔ plain language

※ 위 표는 연구 관점의 요약입니다. WCAG/KWCAG 항목의 적용 범위, '언어=접근성' 여부의 분류는 기준·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맺으며

한국어가 벽이 되는 순간은, 화면을 만드는 우리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 화면을 한국어로 읽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화면 앞에서, 글자 하나하나가 의미를 잃은 채 늘어선 기호로만 보이는 사용자가 있다.

다국어 접근성은 단순히 화면을 다른 언어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화면이 자신의 언어를 정직하게 밝히고(3.1.1), 전환 버튼을 누구나 찾을 수 있게 두고, 자동 번역이 닿을 수 있도록 글자를 텍스트로 두고, 정말 중요한 안내는 사람의 손으로 검수해 제공하는 — 여러 층위의 노력이 겹쳐야 비로소 벽이 낮아진다.

그리고 그 노력은 외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쉬운 언어, 명확한 구조, 텍스트로 된 정보는 결국 더 많은 사람에게 닿는다. 언어의 벽을 낮추는 일은, 그래서 포용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다음 편 예고 (051): 〈번역만으로 안 되는 것〉 — 다국어 점검 관점. 화면을 번역했는데도 외국인 사용자가 절차에서 막히는 이유를, 점검의 시선으로 짚어 본다.


참고한 공개 자료(출처):

  • W3C, 「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 (WCAG) 2.1」 — 3.1.1 Language of Page, 3.1.2 Language of Parts
  • 통계청·법무부, 「체류 외국인/외국인주민 현황」 관련 통계 (집계 시점·정의에 따라 수치 상이)
  •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 관련 이용 편의 항목
  • W3C WAI, 「Digital Inclusion」 및 plain language 관련 해설 자료

※ 위 자료의 통계 수치·항목 번호·세부 기준은 집계 시점과 개정·버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본문의 정리는 연구 관점의 요약입니다. 정확한 적용 기준은 각 출처의 원문 확인이 안전합니다.

#디지털접근성#다국어#외국인#디지털포용#로컬라이제이션#공공웹#접근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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