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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DS · 공공웹 AI 진단연구

동종 기관끼리 KRDS 점수를 비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 ViewCheck 벤치마킹 데이터 연구

분석을 마치고 점수가 나왔다. KRDS 846규칙 기준으로 이 기관의 준수율은 62%다. 이 숫자를 보는 담당자의 첫 반응은 보통 두 가지로 갈린다. "생각보다 높네"라고 느끼거나, "이렇게나 낮다고?"라고 충격받거나.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반응 모두 거의 같은 후속 질문으로 이어진다. "다른 기관들은 얼마나 되는 거죠

VViewCheck Insight
·2026.07.20 5분 60
동종 기관끼리 KRDS 점수를 비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 ViewCheck 벤치마킹 데이터 연구

"우리 기관 점수가 몇 점인지는 알겠는데, 그게 잘한 건지 못한 건지를 어떻게 알죠?"


들어가며 — 점수 하나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분석을 마치고 점수가 나왔다. KRDS 846규칙 기준으로 이 기관의 준수율은 62%다. 이 숫자를 보는 담당자의 첫 반응은 보통 두 가지로 갈린다. "생각보다 높네"라고 느끼거나, "이렇게나 낮다고?"라고 충격받거나.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반응 모두 거의 같은 후속 질문으로 이어진다.

"다른 기관들은 얼마나 되는 거죠?"

그 질문이 바로 벤치마킹의 출발점이다. 62%라는 숫자는 절대값이다. 그것만으로는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같은 분류 기관들이 평균적으로 45%라면 62%는 상위권이다. 반대로 평균이 78%라면 62%는 꽤 처진 편이다. 숫자의 의미는 맥락 안에서 살아난다. 그 맥락을 만드는 것이 동종 기관 비교, 즉 피어 벤치마킹(peer benchmarking)이다.

이 글은 ViewCheck가 왜 벤치마킹 기능을 24개 분석 카드 중 하나로 포함시켰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방법론적 문제를 마주했는지, 그리고 KRDS 준수율 데이터로 기관들을 비교했을 때 어떤 패턴이 드러나는지에 대한 연구 노트다. 미리 말해두면, 이건 "ViewCheck가 이미 완벽한 벤치마킹 시스템을 갖췄다"는 광고가 아니다. 오히려 "벤치마킹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고, 그 어려움을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적으려 한다.

공공기관 웹사이트 품질 비교는 단순히 점수를 줄 세우는 작업이 아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기관끼리, 어떤 방법으로 비교할 것인가 — 이 세 가지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질문이 모두 쉽지 않다.

출발선에 나란히 선 주자들. 기관 간 순위 비교를 은유하는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사진.
점수 하나만으로는 "잘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같은 선에 선 경쟁자들을 봐야 비로소 순위가 의미를 가진다.

벤치마킹이 왜 필요한가 — "기준선"의 역할

점수 비교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왜 공공기관들이 벤치마킹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를 먼저 짚어보자. 배경 없이 방법만 이야기하면 반쪽짜리가 된다.

공공기관 웹사이트 품질 평가의 역사에서 벤치마킹은 꽤 늦게 등장한 개념이다. 초기의 공공웹 점검은 대부분 "기준을 충족하는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적 판정이었다. 접근성 지침을 통과했느냐, HTML 표준을 지켰느냐 — 이런 질문은 기관들을 서로 비교하지 않는다. 각자가 기준선을 넘었는지만 본다.

그런데 이 접근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기준선이 낮으면, 모든 기관이 통과하더라도 전체적인 수준은 나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선이 너무 높으면, 거의 모든 기관이 탈락해 점검 자체가 동력을 잃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있다 — 기준선 통과 여부만으로는 "어떤 기관을 따라 하면 좋을까"라는 개선의 방향이 생기지 않는다.

벤치마킹이 개선의 동력이 되는 이유는 심리학적으로도 설명된다. 사람은 절대적 기준("100점 만점에 60점")보다 상대적 위치("하위 30%")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기관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 "저 기관도 우리랑 예산이 비슷한데 훨씬 높네" — 개선 의지가 더 강하게 발동된다.

공공부문 벤치마킹에 대한 학술 연구도 이 효과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와일리가 발행하는 학술지 Financial Accountability & Management에 2022년 게재된 연구는 스웨덴 지방자치단체 데이터베이스(Kolada)를 분석하면서, 디지털화된 벤치마킹 시스템에서 기관들이 동종 피어 그룹 선택을 둘러싸고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를 추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관 내 실무자와 의사결정자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피어 그룹을 선택한다는 것이었다. 실무 담당자는 성과 격차를 찾아내기 위해 알고리즘이 선택한 그룹을 선호하는 반면, 정치인과 고위 관리자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웃 기관을 더 선호했다는 것이다(Chua et al., "Mapping and contesting peer selection in digitalized public sector benchmarking", Financial Accountability & Management, 2022).

이 연구가 시사하는 것은 단순하다. 피어 그룹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벤치마킹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리고 그 정의에는 기술적 판단뿐 아니라 사용 목적에 따른 의도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공공웹 품질 진단의 공식 프레임 — 행안부 수준진단

ViewCheck가 벤치마킹 기능을 설계하기 전에 가장 먼저 들여다본 것은 행정안전부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공공웹 품질 수준진단 체계다.

행정안전부는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행안부 고시 제2025-46호, 2025. 6. 25. 개정)에 근거해 공공 웹사이트의 품질을 관리한다. 이 지침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은 운영 중인 웹사이트에 대해 7대 영역(호환성·접근성·개방성·접속성·편의성·효율성·신뢰성)을 기준으로 품질진단을 시행해야 한다(행정안전부 고시 제2025-46호, law.go.kr).

그런데 이 지침은 "진단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지만, "다른 기관과 비교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비교는 공식 체계에서 선택 사항이다. 행안부는 매년 공공 웹사이트 품질관리 수준진단을 실시하고 그 자료를 공개하는데(행안부, 「2023년도 공공 웹사이트 품질관리 수준진단 자료」, 2023 / 「2025년 공공 웹앱 품질관리 수준진단 및 UI/UX 국민평가 설명회 자료」, 2025), 이 자료에는 기관 유형별 집계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개별 기관의 점수를 서로 직접 비교해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은 아니다.

이 간극 — 공식 체계가 비교를 하지 않는 지점 — 이 민간 분석 도구가 채울 수 있는 영역이다. ViewCheck의 벤치마킹 기능은 바로 이 간극을 겨냥한다. 행안부 공식 수준진단이 "이 사이트는 기준을 충족하는가"를 묻는다면, ViewCheck의 벤치마킹은 "이 사이트는 같은 유형 기관들에 비해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묻는다.


NIA 웹 접근성 실태조사가 보여준 것 — 기관 유형별 격차의 실재

피어 비교의 필요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로, 우리는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웹 접근성 실태조사를 자주 참조한다. NIA는 매년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웹 접근성 수준을 조사하고, 기관 유형별로 결과를 집계해 발표한다(NIA 웹 접근성 실태조사, nia.or.kr).

NIA가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는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공공기관 내에서도 기관 유형에 따라 접근성 수준이 상당한 폭으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중앙행정기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 등)이 서로 다른 평균 점수를 갖는 경향이 나타났다. 가장 최근의 공개 결과 기준으로 2023년 장애인·고령자 등의 웹사이트 접근성 수준은 65.8점으로 전년 대비 4.9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NIA, 웹 접근성 실태조사, nia.or.kr).

이 수치를 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65.8점이라는 국가 평균값만 보고 "우리 기관은 70점이니까 평균 이상"이라고 결론 내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70점짜리 기초자치단체와 70점짜리 중앙행정기관은 서로 다른 맥락에 있기 때문이다. 중앙행정기관의 평균이 75점이라면 70점짜리 중앙행정기관은 그 유형 안에서 하위권이다. 반면 기초자치단체 평균이 58점이라면 70점은 상위권이다.

이것이 동종 기관 비교, 즉 기관 유형 안에서의 피어 비교가 필요한 이유다. NIA 실태조사가 유형별 집계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 전체 평균만으로는 개별 기관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ViewCheck의 벤치마킹 기능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KRDS 846규칙 준수율이라는 더 세밀한 기준으로, 같은 유형 기관끼리의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자는 것.


"동종 기관"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분류 체계의 문제

벤치마킹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기술적 문제는 "동종 기관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다. 이게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공공기관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법적 기관 유형에 따른 분류다. 중앙행정기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 KRDS 공식 가이드라인도 이 기준을 사용해 "중앙행정기관 / 공공기관 / 지방자치단체"로 나누고 기관 유형별로 가이드라인 적용 수준을 다르게 설정한다(KRDS 공식, krds.go.kr). 이 분류는 명확하고 공식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같은 '기초자치단체'라도 서울 구청과 군 단위 자치단체는 규모와 IT 인프라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두 번째는 기관 규모에 따른 분류다. 웹사이트 방문자 수, 직원 수, 예산 규모 등으로 소형/중형/대형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규모가 비슷한 기관끼리 비교하는 것이 더 공정하다는 논리는 직관적으로 납득된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예산이나 방문자 수는 공개 데이터로 취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서비스 유형에 따른 분류다. 민원 신청 중심 기관, 정보 제공 중심 기관, 복합 서비스 기관 — 같은 '중앙행정기관'이라도 어떤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지에 따라 KRDS 규칙의 어느 부분이 더 중요한지가 달라진다. 검색과 신청 기능이 핵심인 기관은 SP(서비스 패턴) 규칙에서 취약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콘텐츠 중심 기관은 DS(디자인 스타일) 규칙의 문제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ViewCheck는 현재 이 세 가지 분류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실험 중이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 부분은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 어떤 분류 기준을 쓰느냐에 따라 같은 기관이 "상위 30%"도 되고 "하위 30%"도 될 수 있다. 그 불확실성을 숨기지 않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회의실에서 여러 기관의 점수 막대를 큰 화면에 띄워놓고 비교하는 담당자의 모습.
점수 막대를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기관끼리 비교하느냐가 결과의 의미를 결정한다.

해외의 동종 비교 선례 — eGovernment Benchmark와 OECD 디지털정부지수

동종 기관 비교를 이야기할 때, 해외의 선행 사례를 빼고 가면 절반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eGovernment Benchmark는 EU 회원국들의 전자정부 서비스 품질을 비교하는 대표적인 공공부문 벤치마킹 사례다. 2024년판 eGovernment Benchmark 보고서에 따르면, 말타와 에스토니아가 각각 97점, 92점으로 1~2위를 차지했고, 핀란드(88), 리투아니아(86), 덴마크(85) 등이 뒤를 따랐다(Capgemini / European Commission, "eGovernment Benchmark 2024", digital-strategy.ec.europa.eu). 이 벤치마크의 2024년판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접근성이 처음으로 파일럿 지표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WCAG 2.2 기준 자동 테스트(Deque axe extension)를 사용해 EU 각국 정부 웹사이트의 접근성을 비교 측정했다.

그 결과가 시사적이다. EU 27개국 중 65%의 정부 웹사이트가 WCA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Bogdan Cerovac, "Comparison of accessibility of e-government websites in Europe in 2024", cerovac.com/a11y, 2024). 65%가 미달이라는 수치는 "유럽의 전자정부가 많이 발전했다"는 이미지와는 다소 충돌한다. 물론 자동 테스트가 발견하지 못하는 접근성 문제도 많으므로, 이 수치가 전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동화된 도구로 측정한 비교 데이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현실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더 높은 차원에서, OECD가 운영하는 **디지털정부지수(Digital Government Index, DGI)**는 국가 단위의 동종 비교 사례다. 2023년 OECD DGI 결과에서 대한민국은 33개 회원국과 5개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0.935점으로 2회 연속 종합 1위를 기록했다. 6개 평가 부문(데이터기반 정부, 플랫폼 정부, 개방형 정부, 선제적 정부, 국민 주도형 정부, 디지털 우선 정부) 중 4개에서 1위, 나머지 2개에서 2위를 차지했다(OECD, "2023 OECD Digital Government Index", oecd.org;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한국, OECD 디지털정부 평가 2회 연속 종합 1위", korea.kr, 2024).

이 결과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정부 성숙도에서 한국이 상위에 위치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국가 순위가 높다고 해서, 개별 기관의 웹사이트 품질이 모두 높은 것은 아니다. OECD DGI는 중앙정부 차원의 거버넌스와 정책 성숙도를 평가하지, 각 기관 웹사이트의 KRDS 준수율을 측정하지 않는다. "한국 전자정부 1위"와 "개별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KRDS 준수율"은 다른 이야기다. 이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우리가 벤치마킹 결과를 해석할 때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ViewCheck 벤치마킹이 실제로 하는 것 — KRDS 준수율의 동종 비교

해외 선례와 국내 공식 체계를 배경으로, ViewCheck 벤치마킹 기능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ViewCheck의 벤치마킹 카드는 분석 완료 후 생성되는 24개 기능 카드 중 하나로, LLM 분석 대화에 자동으로 등장한다. 이 카드가 담는 핵심 질문은 하나다.

"이 기관의 KRDS 846규칙 준수율은, 같은 유형 기관들의 분포 중 어디에 위치하는가?"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시한다.

준수율 분포 위치: ViewCheck가 분석한 동종 유형 기관들의 KRDS 준수율 분포(최솟값·하위 25%·중앙값·상위 25%·최댓값 등) 위에 해당 기관의 점수가 어디에 있는지를 표시한다.

카테고리별 상대 위치: 전체 준수율뿐 아니라 DS(디자인 스타일)·CP(컴포넌트)·BP(기본 패턴)·SP(서비스 패턴) 4개 카테고리 각각에서 동종 기관 대비 상대 위치를 보여준다. 전체 점수는 비슷하지만 특정 카테고리에서 유독 낮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강점과 취약 영역 대조: 동종 기관 평균 대비 이 기관이 상대적으로 강한 영역과 약한 영역을 함께 제시한다. 이것이 단순 순위보다 더 가치 있는 정보다 — 어디가 약한지를 알아야 무엇을 고칠지가 나온다.

참고 사례 제시 (가능한 경우): 같은 유형 기관 중 특정 카테고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례가 있다면, 그 기관의 어떤 점이 달랐는지를 가능한 범위에서 제시한다. 이것이 벤치마킹을 "순위표"가 아닌 "개선 지도"로 만드는 핵심이다.

ViewCheck LLM 분석 벤치마킹 기능 화면 캡처. KRDS 846규칙 준수율 기준으로 동종 기관 비교 결과가 시각화된 카드 형태.
ViewCheck LLM 분석의 벤치마킹 카드 실제 화면. KRDS 준수율의 동종 기관 분포 안에서 해당 기관의 위치를 보여준다. — 실제 분석 화면

벤치마킹 데이터로 드러나는 패턴 — 실제로 보이는 것들

이론 이야기를 잠깐 내려놓고, ViewCheck로 여러 공공기관을 분석하면서 벤치마킹 데이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이야기해 보자. 이건 우리가 실측한 것에서 관찰한 경향이지, 통계적으로 검증된 결론은 아니다. 그 구분을 분명히 해두고 시작한다.

패턴 1: 전체 점수와 카테고리 점수의 불일치

전체 KRDS 준수율이 비슷해 보이는 두 기관을 카테고리별로 쪼개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 기관과 B 기관 모두 전체 준수율이 65% 안팎이라고 하자. 그런데 A 기관은 DS(디자인 스타일)에서 80%를 찍지만 SP(서비스 패턴)에서 40%대로 떨어지고, B 기관은 반대로 DS가 55%이지만 SP가 75%다. 이 두 기관은 "65%"라는 전체 점수가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를 갖고 있다.

이 현상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기관마다 웹사이트의 주된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보 제공이 주된 기관은 디자인 일관성(DS)에 투자하지만 민원 신청 흐름(SP)은 덜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실시간 민원 처리가 많은 기관은 서비스 패턴을 잘 갖추는 대신 디자인 토큰 준수에는 소홀한 경우가 있다. 이런 패턴을 인식하고 나면, "전체 점수가 몇 점이냐"보다 "어느 카테고리가 어떠냐"가 훨씬 중요한 정보임을 알게 된다.

패턴 2: 메인 페이지와 서브 페이지의 준수율 격차

벤치마킹 데이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또 다른 패턴은, 메인 페이지와 서브 페이지 사이의 준수율 격차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메인 페이지의 KRDS 준수율이 서브 페이지보다 유의미하게 높다. 이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다 — 메인 페이지는 가장 눈에 띄고 외주 개발사가 공을 많이 들이는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이 실제로 불편을 겪는 곳은 대부분 메인 페이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민원 신청 화면, 로그인 화면, 검색 결과 화면 — 이런 페이지들의 준수율이 낮아도 메인 페이지 기준으로만 점검하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ViewCheck가 처음부터 다중 페이지 분석을 기본값으로 설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벤치마킹 데이터에서 "메인 준수율"과 "전체 준수율"을 별도로 보여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 격차가 큰 기관일수록,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이 나쁜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다. 벤치마킹에서 이 격차 지표 자체가 하나의 의미 있는 신호가 된다.

패턴 3: 기관 유형보다 "관심도"가 더 큰 영향

이게 가장 흥미로운 패턴이다. 기관 유형(중앙부처냐 기초자치단체냐)이나 규모보다, 해당 기관이 웹 품질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지가 준수율 차이를 더 크게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산이 크고 인력이 많은 대형 기관이라도, 웹사이트를 "외주 맡기고 잊어버리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KRDS 준수율이 낮게 나온다. 반면 비교적 작은 기관이라도 담당자가 품질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온 경우, 전체 분포에서 상위에 위치하는 경우를 봤다.

물론 이 "관심도"는 직접 측정할 수 없는 변수다. 우리가 데이터에서 추론하는 것이지, 실증적으로 확인한 인과관계가 아니다. 다만, 이 패턴이 시사하는 것은 벤치마킹 결과를 볼 때 "왜 이 기관이 이 위치에 있는가"를 단순히 "예산이 얼마니까"로 설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교의 함정 —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벤치마킹이 유용한 만큼,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이 섹션에서는 우리가 벤치마킹 기능을 설계하면서 특히 주의한 점들을 이야기한다.

함정 1: "낮은 평균"이 면죄부가 되는 경우

"동종 기관 평균이 45%인데 우리는 55%니까 양호하다"는 결론은 위험하다. 평균이 낮다는 건 "모두가 기준 미달"이라는 뜻이지, 55%가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다. 미달 상태의 집단 안에서 상위에 있어도, 그것이 "기준을 충족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해석 오류다. 벤치마킹 결과를 볼 때 상대적 위치와 절대적 기준을 항상 함께 제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ViewCheck의 벤치마킹 카드가 "동종 기관 대비 상위 30%"라는 정보와 함께 "그럼에도 KRDS 기준 절대값으로는 X%이며, 이 정도면 어떤 수준인지"를 병기하는 것은 이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함정 2: 같은 점수지만 다른 조건

분류가 충분히 세밀하지 않으면, "같은 유형"이라고 묶인 기관들 사이에 사실은 비교하기 어려운 조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같은 "기초자치단체"라도 서울의 구청과 강원도 산간의 군청은 IT 인프라, 예산, 인력 측면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차이가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벤치마킹의 공정성이 달라진다. 우리는 현재 이 문제에 완전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 가능한 범위에서 기관 규모와 유형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되, "이 비교가 완벽하게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를 사용자에게 명시하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솔직한 접근이다.

함정 3: 순위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

"다음번 분석에서는 상위 10% 안에 들자"라는 목표 설정은 언뜻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목표가 잘못 설정되면, 기관들이 "KRDS 준수율을 실제로 올리는 것"보다 "측정에서 잘 나오는 방향으로 최적화하는 것"을 택하는 게임에 빠질 수 있다.

공공부문 벤치마킹 연구는 이 문제를 꾸준히 경고해 왔다. 굿하트의 법칙(Goodhart's Law)으로 알려진 이 현상 — 측정이 목표가 되면, 그것은 더 이상 좋은 측정 지표가 아니게 된다 — 은 공공부문 성과 지표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ViewCheck의 벤치마킹이 순위보다 카테고리별 격차와 개선 방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순위를 올리는 게 목표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게 목표여야 한다. 벤치마킹은 그 방향을 찾는 나침반이지, 목적지 자체가 아니다.

회의 테이블에 펼쳐진 벤치마킹 보고서를 함께 검토하는 분석가들의 모습.
숫자를 읽는 것과 숫자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벤치마킹 보고서를 함께 들여다보는 분석가들.

KRDS 규칙 카테고리별 벤치마킹 — DS·CP·BP·SP가 각각 말하는 것

전체 준수율 비교에서 카테고리별 비교로 한 단계 들어가면, 기관의 특성이 훨씬 선명하게 보인다. 각 카테고리가 어떤 것을 측정하는지, 그리고 카테고리별 동종 비교에서 어떤 양상이 나타나는지를 이야기해 보자.

DS(디자인 스타일) — 색상·타이포·간격의 일관성

DS 규칙은 KRDS가 정의한 색상 토큰, 타이포그래피 규격, 8pt 기반 간격 시스템 등 시각적 디자인 언어를 기관의 웹사이트가 얼마나 준수하는지를 측정한다. 120개 규칙으로 구성된다.

동종 기관 비교에서 DS 점수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 점수가 "디자인 전문성"보다 "KRDS 준수 의도"를 더 많이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디자인을 가진 기관이라도 KRDS 토큰을 따르지 않으면 DS 점수가 낮고, 반대로 KRDS를 기반으로 구축된 사이트는 시각적으로 다소 평범해 보여도 DS 점수는 높게 나온다.

최근 KRDS 기반으로 리뉴얼을 진행한 기관들이 DS 점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패턴이 관찰된다. 이는 KRDS의 공식 배포(krds.go.kr)가 실제 기관들의 준수율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간접적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이 인과관계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 KRDS 도입과 DS 점수 향상 사이에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CP(컴포넌트) — 버튼·입력창·모달의 구현 품질

CP 규칙은 446개로 가장 규칙 수가 많다. 버튼, 입력창, 탭, 모달, 카드 같은 UI 컴포넌트가 KRDS 스펙에 따라 구현됐는지, ARIA 속성은 적절한지, 키보드 접근성은 갖춰졌는지를 DOM 기반으로 판정한다.

동종 비교에서 CP 점수의 특징은 분산이 크다는 것이다. 즉, 같은 유형 기관이라도 CP 점수 격차가 DS나 BP보다 큰 경향이 있다. 이유는 CP 규칙이 외주 개발사의 구현 역량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비용을 들여 잘 만든 컴포넌트는 CP 규칙을 대부분 충족하지만, 빠르게 납품하고 끝낸 사이트는 ARIA 속성이 누락되거나 키보드 포커스가 엉키는 등의 문제가 많이 나타난다. 동종 기관들이 같은 외주 업체를 쓴 경우 CP 점수가 군집을 형성하는 경우도 관찰된다.

BP(기본 패턴) — 폼·동의·오류 처리의 설계

BP 규칙(108개)은 폼 작성, 동의/확인 플로우, 오류 처리, 필터/정렬 같은 상호작용 패턴의 구현 수준을 측정한다. 컴포넌트 하나하나가 아니라, 여러 컴포넌트가 합쳐져 만드는 "경험의 흐름"을 본다는 점에서 CP와 차별된다.

BP에서 동종 비교가 흥미로운 이유는, 기관의 주된 서비스 유형에 따라 BP 규칙의 적용 여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민원 신청이나 회원 가입이 없는 정보 제공 전용 사이트는 폼 관련 BP 규칙이 "해당없음(N/A)"으로 처리되어, 비교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BP 비교를 할 때는 "이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갖춘 서비스 유형이 무엇인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점수만 나란히 놓으면, 적용 가능한 규칙 수 자체가 다른 기관들을 비교하는 왜곡이 생길 수 있다.

SP(서비스 패턴) — 검색·로그인·신청 흐름의 완성도

SP 규칙(172개)은 공공 서비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흐름 — 검색, 로그인, 신청, 정책 안내 — 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3중 게이트(DOM → OCR → URL 분류)로 판정한다.

SP 점수의 동종 비교에서 나타나는 흥미로운 패턴은, 서비스 다양성이 높은 기관일수록 SP 점수 분산이 크다는 것이다. 로그인·신청·검색을 모두 갖춘 종합 민원 포털은 SP 규칙의 대부분이 적용되어 미통과 수도 많이 나오지만, 단순 정보 안내 사이트는 SP 규칙 상당수가 "해당없음"으로 빠진다. 그래서 SP 점수 비교는 "이 기관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이 비슷한가"를 전제로 해야 의미가 있다.

이 네 카테고리를 종합적으로 보면서 동종 비교를 할 때, ViewCheck가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전체 합산 점수"가 아니라 "카테고리별 상대적 프로파일"이다. 동종 기관 대비 DS는 강하고 CP는 약한 기관과, DS가 약하고 SP는 강한 기관은 완전히 다른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 그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벤치마킹의 핵심 가치다.


벤치마킹 데이터를 쌓는 일 — 인프라와 어려움

벤치마킹 기능이 가치 있으려면, 비교 대상이 되는 기관들의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어야 한다. 이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실제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ViewCheck의 크롤링 파이프라인(Playwright 기반)은 공공기관 사이트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KRDS 846규칙 분석 결과를 축적한다. 그 결과가 쌓일수록 벤치마킹 비교의 기반이 되는 모집단(동종 기관들의 점수 분포)이 풍부해진다. 현재 수집 중인 공공 웹사이트 데이터는 수천 개 도메인 수준에 걸쳐 있으며, 이 데이터를 기관 유형별로 분류하고 주기적으로 재분석하는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이 몇 가지 있다.

사이트 접근성 문제: 공공 웹사이트 중 일부는 크롤링을 막거나, 로그인 없이는 주요 페이지에 접근하기 어렵다. 이 경우 비교 가능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

업데이트 시점의 불일치: A 기관 데이터는 3개월 전 수집, B 기관 데이터는 어제 수집했다면 비교가 왜곡될 수 있다. 최대한 유사한 시점의 데이터를 비교하도록 파이프라인을 관리하지만, 모든 기관을 동시에 재분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관 정보 매핑: 특정 도메인이 어느 기관 유형에 속하는지를 정확히 매핑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다. 산하기관 사이트, 위탁 운영 사이트, 지원 기관 등 공공기관의 웹 생태계는 단순하지 않다.

이 어려움들을 솔직하게 밝히는 이유는, "ViewCheck 벤치마킹 데이터가 완벽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는 "유용한 방향의 비교를 제공하는 수준"이지, "통계적으로 엄격하게 검증된 국가 공식 통계"와 같은 수준은 아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의 도중 큰 화면에 포디엄 스타일의 순위 시각화가 표시된 장면.
순위를 시각화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순위가 의미 있으려면, 뒤에 쌓인 데이터가 탄탄해야 한다.

GOV.UK 성과 프레임워크가 준 교훈 — "좋음"의 기준을 먼저 정의하라

벤치마킹 설계에서 우리가 참조한 해외 사례 중 하나가 영국 정부디지털서비스(GDS)의 성과 프레임워크(Performance Framework)다.

GDS는 오랫동안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그들이 직면한 핵심 문제 중 하나가 "다양한 서비스 유형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의 어려움"이었다. 여권 발급 서비스와 복지 신청 서비스를 같은 완료율로 비교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 서비스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GDS의 접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 유형별로 다른 벤치마크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GDS는 정부 서비스를 6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 유형에 대해 "우수(Great)·양호(Good)·개선 필요(Requires Improvement)"의 기준을 다르게 설정했다(GDS Blog, "What makes a service 'Great'?", cddo.blog.gov.uk, 2023). 단순히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점수 체계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유형을 먼저 정의하고 그 안에서 "좋음"의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한 GDS는 부처 간 성과를 비교하고 개선을 지원하는 디지털 비즈니스 리뷰(Digital Business Review) 프로세스를 운영했는데, 각 부처에 커스텀 성과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부처들이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했다(GDS, "Creating a consistent approach to measuring how digital services perform", roadmap-for-modern-digital-government.campaign.gov.uk). 이 공유를 통해 "내 서비스가 비슷한 서비스 대비 어느 위치인가"를 파악하게 한 것이다.

이 접근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비교 전에 "이 서비스는 어떤 유형인가"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는 것. 둘째, 비교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 자체가 아니라는 것 — GDS 프레임워크의 궁극적 목표는 "부처들이 서로에게서 배워 개선하는 것"이었지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었다.


벤치마킹과 개선 로드맵을 어떻게 연결하는가

벤치마킹 데이터가 "현재 어디 있는가"를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는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은 "어디로, 어떻게 가면 되는가"이다. ViewCheck의 벤치마킹 카드가 24개 분석 카드 중 하나로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카드들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흐름이다.

벤치마킹 카드가 "동종 기관 대비 CP 점수가 특히 낮다"고 보여준다 → 컴포넌트(CP) 카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규칙들이 미통과인지 확인 → 오류 리스트 카드에서 페이지별 문제 위치 확인 → 개선 로드맵 카드에서 우선순위별 개선 항목 확인.

이 연결이 없으면 벤치마킹은 그냥 "우리가 하위권이네"라는 상심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벤치마킹의 진짜 가치는 "왜 하위권인지"와 "무엇부터 고쳐야 동종 기관 평균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를 짚어주는 데 있다.

이 연결을 설계할 때 우리가 특히 참고한 것은 벤치마킹 방법론 연구에서 반복되는 한 가지 원칙이었다. "좋은 벤치마킹 시스템은 단순 비교(comparison)를 넘어 학습(learning)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 스코어를 아는 것이 아니라, 왜 그 스코어인지, 어떤 기관의 무엇을 따라 하면 나아질 수 있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Alderman, "Benchmarking: Seeking Best Practice", New Directions for Evaluation, Wiley, 2025).

ViewCheck 벤치마킹이 "동종 기관 중 CP 상위권 기관들의 공통적 특성"을 제시하려는 것도 이 맥락에서다. 단순히 "이 기관들이 높다"가 아니라, "이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잘 갖춘 컴포넌트 구현 패턴은 무엇인가"까지 닿으려는 시도다. 이건 현재 완전히 구현된 기능은 아니다.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고, 분석 방법론이 더 정교해져야 가능한 부분이다.


다중 페이지 분석이 벤치마킹 데이터의 질을 결정하는 이유

벤치마킹에서 데이터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 중 하나로 다중 페이지 분석의 중요성을 다시 짚어야 한다.

메인 페이지 한 장의 KRDS 준수율만으로 기관을 비교한다면, 그 비교는 본질적으로 왜곡된다. 앞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기관에서 메인 페이지 준수율이 가장 높다. 메인만 보면 모든 기관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동종 기관 간 격차가 실제보다 작게 보인다.

반대로, 다중 페이지(민원 신청 화면, 검색 화면, 로그인 화면, 게시판 목록, 상세 페이지 등)를 종합해서 보면 기관마다 취약한 페이지 유형이 달라 격차가 훨씬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 격차가 바로 실제 사용자 경험의 차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ViewCheck가 기본적으로 다중 페이지 분석을 수행하는 이유, 그리고 벤치마킹 데이터를 수집할 때도 다중 페이지 기준 점수를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인 1장의 점수"가 아닌 "사이트 전체의 KRDS 준수 프로파일"로 기관들을 비교해야 진짜 의미 있는 벤치마킹이 된다.

이 원칙은 기술적 도전을 수반한다. 같은 기관을 다중 페이지로 분석하려면 더 많은 크롤링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수백, 수천 개 기관을 동시에 다중 페이지로 분석하는 것은 상당한 인프라를 요구한다. 우리가 현재 크롤링 인프라를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는 이 시리즈의 다른 편(플랫폼·R&D 트랙)에서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KRDS 준수율 벤치마킹의 한계 — 우리가 모르는 것

솔직한 연구 노트라면 한계도 명확히 적어야 한다.

한계 1: 자동 분석이 포착하지 못하는 것

KRDS 846규칙 중 상당수는 DOM 기반 자동 분석으로 판정 가능하지만, 일부는 사람이 직접 보고 판단해야만 하는 시각적 요소나 런타임 상호작용을 포함한다. 자동 분석이 "해당없음(N/A)"으로 처리하는 규칙들이 이 범주다. 이 N/A 비율을 줄이기 위해 Vision AI와 OCR을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 상태에서 자동 분석만으로는 100% 커버리지를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KRDS 준수율 벤치마킹 데이터는 "자동으로 판정 가능한 규칙들의 준수율" 기준임을 이해하고 봐야 한다.

한계 2: 스냅샷의 한계

분석 시점의 사이트 상태를 측정한 것이 벤치마킹 데이터다. 웹사이트는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3개월 전 분석 결과가 지금도 그대로라는 보장이 없다. 주기적 재분석이 중요한 이유다.

한계 3: 준수율이 "좋은 사이트"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

KRDS 준수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사용하기 좋은 사이트는 아닐 수 있다. KRDS는 정부 디자인 시스템의 표준을 정의하지만, 모든 사용성 측면을 포괄하지는 않는다. 높은 준수율을 가진 사이트가 UX 측면에서 여전히 불편할 수 있고, 반대로 준수율이 다소 낮더라도 실제 사용자들이 쾌적하게 이용하는 사이트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KRDS 준수율은 웹 품질의 중요한 지표이지, 유일한 지표가 아니다.


"좋은 비교"를 위한 조건 — 비교 가능성(Comparability)

비교에는 조건이 있다. 아무 숫자나 나란히 놓는다고 유효한 비교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학술적으로 이것을 "비교 가능성(comparability)"이라고 부른다.

공공부문 벤치마킹 연구(Groningen 대학교 연구팀)는 좋은 벤치마킹 시스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비교 가능성을 꼽으며, 이를 위해 "표준화된 정의와 방법론, 올바른 피어 그룹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University of Groningen, "Public sector benchmarking and performance improvement: what is the link and can it be improved?"). 단순히 "둘 다 점수를 냈다"가 아니라, "같은 기준으로, 같은 방법으로, 같은 유형 대상을 측정했다"는 것이 비교의 전제조건이라는 뜻이다.

ViewCheck가 KRDS 846규칙이라는 일관된 단일 기준을 사용하고, 동일한 크롤링·분석 파이프라인으로 모든 기관을 처리하는 것은 이 비교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설계다. 기관마다 다른 분석 도구나 다른 기준으로 측정한 점수를 비교하면, 그것은 비교가 아니라 혼란이다.

물론 "같은 KRDS 규칙으로 측정했으니 비교 가능하다"는 것도 단순화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관 유형, 서비스 범위, N/A 비율 등에서 기관마다 차이가 있어, 같은 점수가 항상 같은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이 복잡함을 인식하면서 비교를 해야 한다.

테이블 위에 여러 기관의 스코어카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분석가들의 모습.
스코어카드를 나란히 놓는 것이 비교의 끝이 아니다. 측정 조건이 같아야 비로소 비교가 의미를 갖는다.

국제 벤치마킹의 시사점 — 한국이 OECD 1위인데 왜 개별 기관은 다를까

앞서 2023년 OECD 디지털정부지수(DGI)에서 한국이 33개 회원국 중 1위(0.935점)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6개 부문 중 4개에서 1위, 나머지 2개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행정안전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추진해 온 디지털 정부 전략의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정부혁신1번가, "한국, OECD 디지털정부 평가 2회 연속 종합 1위", innogov.go.kr; OECD, "2023 OECD Digital Government Index").

그런데 OECD DGI 1위라는 국가 수준의 성과가 개별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KRDS 준수율과 단순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OECD DGI는 중앙정부의 디지털 거버넌스·전략·데이터 정책·AI 활용 등을 평가하는 거시적 지수다. 반면 KRDS 준수율은 개별 웹사이트의 UI/UX 구현 세부 사항을 측정하는 미시적 지표다. 두 지표는 다른 것을 보고 있다.

이 간극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 OECD 디지털 정부 1위라는 것은 "국가 전략과 거버넌스 수준이 높다"는 의미이지, "모든 공공기관의 개별 웹사이트가 KRDS를 완벽하게 준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국가 전략이 앞서 있을수록, "전략이 실제 현장까지 얼마나 침투했는가"를 확인하는 현장 수준의 측정이 더 중요해진다. 그 현장 수준의 측정이 바로 ViewCheck가 하려는 일이다.

EU eGovernment Benchmark 2024에서도 비슷한 시사점이 있다. 전자정부 서비스의 전반적 수준이 높은 나라들에서도, 웹 접근성 기준 충족 비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것이 드러났다. 65%의 유럽 정부 웹사이트가 WCA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데이터가 이를 보여준다. 전자정부 전략과 개별 사이트 구현 품질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있고, 그 간극을 측정하는 것이 현장 수준 벤치마킹의 역할이다.


벤치마킹 결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 담당자를 위한 가이드

이론과 데이터를 넘어, 실제로 벤치마킹 결과를 받아든 담당자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마지막으로 이야기해 보자.

첫 번째 질문: "우리의 상대적 위치는 어디인가?"

벤치마킹 카드를 처음 봤을 때 확인해야 할 것은 전체 준수율의 동종 기관 대비 위치다. 상위 25%인지, 중간인지, 하위 25%인지. 이 위치 자체가 "우리가 얼마나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가"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질문: "어느 카테고리가 특히 격차가 큰가?"

전체 위치를 확인했다면, 다음은 카테고리별로 들어간다. DS·CP·BP·SP 중 동종 기관 대비 특히 낮은 카테고리가 우선 개선 대상이다. 그 카테고리의 세부 규칙들을 오류 리스트나 컴포넌트 분석 카드에서 확인한다.

세 번째 질문: "메인 페이지와 전체 사이트의 격차가 얼마나 큰가?"

벤치마킹 데이터에서 메인 준수율과 사이트 전체 준수율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면, 서브 페이지 개선이 시급하다는 신호다. 서브 페이지 중 어떤 유형(신청 화면, 로그인 화면, 검색 결과 등)에서 미통과가 집중되는지를 오류 리스트 카드에서 확인한다.

네 번째 질문: "동종 상위 기관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

가능한 경우, 같은 유형 기관 중 특정 카테고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기관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그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잘 구현된 컴포넌트는 무엇인가", "그 기관들의 디자인 토큰 적용 방식은 어떠한가" — 이런 질문이 개선의 방향을 구체화한다.

다섯 번째,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 "순위보다 실제 사용자 경험이 나아지고 있는가?"

벤치마킹은 방향을 찾는 도구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동종 기관보다 높은 점수"가 아니라 "시민이 우리 사이트를 더 쉽고 편하게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잃지 않는 것이 벤치마킹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핵심이다.


앞으로 연구할 것들 — 미완으로 남은 질문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우리가 아직 답을 찾고 있는 질문들을 솔직하게 적어두려 한다.

질문 1: 기관 유형 분류를 얼마나 세분화해야 하는가?

현재 사용하는 분류(중앙행정기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공공기관 등)가 충분히 세밀한지 확신하기 어렵다. 더 세분화하면 비교 집단이 작아져 통계적 의미가 줄어들고, 덜 세분화하면 불공정한 비교가 된다. 이 균형을 어디에 잡을지는 데이터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할 문제다.

질문 2: N/A 비율이 다른 기관들을 어떻게 비교하는가?

서비스 범위가 다른 기관들은 N/A(해당없음)로 처리되는 규칙 수가 다르다. N/A를 제외한 실질 판정 규칙 기준으로 준수율을 계산하는 것이 더 공정할 수 있지만, 그러면 "더 많은 서비스를 갖춘 기관"과 "단순 정보 제공 기관"이 분모가 달라 여전히 비교 왜곡이 생긴다. 이 문제에 대한 표준적 해결책을 아직 찾지 못했다.

질문 3: 시간에 따른 변화를 어떻게 벤치마킹에 반영하는가?

현재 벤치마킹은 특정 시점의 스냅샷 비교다. "우리 기관은 6개월 전보다 얼마나 나아졌는가", "동종 기관들의 평균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 이 시계열 비교가 가능해지려면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과 추세 분석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방향 중 하나다.


마무리 — 벤치마킹은 끝이 아니라 시작

점수 하나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꽤 멀리 왔다. 동종 기관 비교라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기까지는 피어 그룹 정의, 데이터 수집 인프라, 비교 가능성 확보, 해석의 함정 피하기라는 여러 단계가 있다. 그 단계들이 각각 쉽지 않다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ViewCheck 벤치마킹 기능은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 있다. 더 많은 기관 데이터가 쌓일수록 비교의 기반이 탄탄해지고, 분석 방법론이 정교해질수록 비교의 공정성이 높아진다. 지금 단계에서 이 기능이 제공하는 것은 "유용한 방향의 비교"이지, "통계적으로 완벽한 순위"가 아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 벤치마킹은 시작이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동종 기관 하위 30%다"라는 정보가 가치 있는 건, 그게 "어디를 고쳐야 하는가"로 이어질 때다. 순위 확인에서 개선 계획으로, 개선 계획에서 실제 변화로 — 그 연결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벤치마킹이 의미를 갖는다.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KRDS 준수율 데이터를 어떻게 의미 있게 비교하고, 그 비교에서 실제 개선의 방향을 끌어낼 수 있는지 — 이 질문을 계속 들고 가겠다. 다음 편에서 이어진다.


참고문헌

본문에 인용한 출처는 작성 시점에 실재 여부를 검증했다. 국내 공식 자료와 해외 연구·기관 자료를 함께 실었다.

국내 — 공식 기준 / 정책자료

  1.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행정안전부고시 제2025-46호, 2025. 6. 25. 일부개정).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admRulLsInfoP.do?admRulId=37565

  2.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 일부개정 및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가이드」 수정본 안내(고시 제2025-46호). https://www.mois.go.kr/frt/bbs/type001/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16&nttId=118636

  3. 행정안전부, 「2023년도 공공 웹사이트 품질관리 수준진단 자료」. https://www.mois.go.kr/frt/bbs/type013/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06&nttId=102145

  4. 행정안전부, 「2025년 공공 웹앱 품질관리 수준진단 및 UI/UX 국민평가 설명회 자료 공유」. https://www.mois.go.kr/frt/bbs/type001/common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045&nttId=120503

  5.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웹 접근성 실태조사」 목록 페이지(연도별). https://www.nia.or.kr/site/nia_kor/ex/bbs/List.do?cbIdx=99873

  6. KRDS(범정부 UI/UX 디자인시스템) 공식 사이트 — 가이드라인 구성 및 기관 유형별 적용 기준. https://www.krds.go.kr/

  7.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한국, OECD 디지털정부 평가 2회 연속 종합 1위". 2024.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25394

  8.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시행한 국제 디지털정부 평가에서 2회 연속 종합 1위".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47654

해외 — 벤치마킹 방법론 / 전자정부 연구

  1. OECD, "2023 OECD Digital Government Index". 2024. https://www.oecd.org/en/publications/2023-oecd-digital-government-index_1a89ed5e-en.html

  2. Capgemini / European Commission, "Digital Decade 2024: eGovernment Benchmark". https://digital-strategy.ec.europa.eu/en/library/digital-decade-2024-egovernment-benchmark

  3. Capgemini, "eGovernment Benchmark Report 2024: Steady growth in digital government maturity". https://www.capgemini.com/us-en/insights/research-library/egovernment-benchmark-report-towards-digital-government/

  4. Bogdan Cerovac, "Comparison of accessibility of e-government websites in Europe in 2024". cerovac.com/a11y. 2024. https://cerovac.com/a11y/2024/07/comparison-of-accessibility-of-e-government-websites-in-europe-in-2024/

  5. Chua, Y. P. L., et al., "Mapping and contesting peer selection in digitalized public sector benchmarking". Financial Accountability & Management, Wiley, 2022.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faam.12306

  6. Alderman, "Benchmarking: Seeking Best Practice". New Directions for Evaluation, Wiley, 2025.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ev.20634

  7. University of Groningen, "Public sector benchmarking and performance improvement: what is the link and can it be improved?". https://research.rug.nl/en/publications/public-sector-benchmarking-and-performance-improvement-what-is-th/

  8. GDS(UK Government Digital Service), "What makes a service 'Great'?". CDDO Blog. 2023. https://cddo.blog.gov.uk/2023/09/01/what-makes-a-service-great/

  9. GDS, "Creating a consistent approach to measuring how digital services perform". Roadmap for Modern Digital Government. https://roadmap-for-modern-digital-government.campaign.gov.uk/transparency/measuring-how-digital-services-per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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